임신한 아내를 위한 좋은 남편 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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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 후 첫 세 달
"제 아내가 임신을 했어요!”, “정말 축하해요!”
사람들이 등을 두드리며 축하를 해 주는 동안 당신은 문득 깨닫는다.
아내만 임신을 한 게 아니다.
이제 나도 아버지가 되는 것이다.
아내는 당신을 가슴에 안으며 귀에 속삭인다.
“여보, 나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여자야.” 임신을 고백하는 아내의 말에 남편은
기쁨을 주체하지 못했을 것이지만, 동시에 마음 한 구석에 뭔가 거대한 바위에
묶여 끌려 내려가는 듯한 기분도 든다.
왜? 당신의 마음속에는 짙은 먹구름과도 같은 ‘책임감’이라는 단어가 거대하게
자리잡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마음속에는 천둥과 번개가 치지만, 아내는 당신의 속을 전혀 모르고 있다.
이런 상반된 반응이 당신의 마음에 교차되고 이것이 당신의 마음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답은 간단하다. 아내에게 배워라.
너무 멀리 바라보지 말고, 이 순간을 마음껏 기뻐해라.
계획과 계산에 너무 몰두한 나머지 당신과 아내가 함께 만들어낸 이 소중한
순간을 잊어버려서는 안 된다.
바위에 묶인 끈을 잘라내고, 무거운 짐은 털어버리고 마음껏 기뻐하라.

임신은 아름다운 마법이다
임신을 확인하는 순간부터 모든 일상생활이 임신이라는 아름다운 마법에
걸리게 됨으로써 임신이라는 사실에 생활을 맞추도록 변화를 요구하게 된다.
이제는 남편은 아내를 위해 기사도 정신을 발휘할 때가 된 것이다.
거리를 거닐 때 아내를 부축하고, 무거운 가방은 들어주고,
아내는 지갑만 들고 다니도록 배려해야 한다.
버스나 지하철을 탔다면 아내를 위한 공간을 확보해 주어야 하며,
누군가 옆에서 담배를 피우고 있다면 아내의 임신을 그 사람에게 알리고 금연을
부탁함으로써 아내의 안정을 위해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아내를 위한 배려는 세심하고 치밀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스트레스 요인을 미리 없애고,
혹시 스트레스를 받더라도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해야 한다.
인생은 참 아이러니하게도 스트레스가 가장 없어야 할 시기에 가장 많은 스트레스를 받는다.
작은 일에도 근심과 걱정을 하게 되고, 아주 확률이 적더라도 출산이 잘못 되지나 않을까,
아기에게 문제가 있지나 않을까, 산부인과 의사가 이런저런 조언을 해줄 때면
아내는 상상의 나래를 펼치고 스스로 스트레스를 만들어낸다.
임신 초기에는 부부관계도 스트레스가 될 수 있다.
불안한 마음 상태에서 관계를 가지다 보면 심리적 요인으로 몸이 위축되어
삽입 통증 이 있을 수 있고, 세균에도 민갑해져 회음부 염증이 생길수도 있다
임신 중에는 커지는 자궁으로 골반 과 근육이 늘어져 관계 시 질 경련이
일어날 수도 있다.
그러므로 남편은 아내 곁에서 어떤 스트레스도 완화시킬 수 있는 성능 좋은
완충 장치 역할을 해 주어야 한다.

아내가 산부인과 의사를 고르는 것을 도와라
아내는 손을 꼭 잡아주는 감성적인 의사를 좋아할까?
아니면 철저하게 원칙적인 의사를 원할까? 또는 전통적인 산파를 원할까?
만일 아내가 산파를 원한다면, 의학적으로 걱정되는 바를 얘기해야 한다.
산파는 전문성이나 기술, 그리고 의학적 지식이 의사와 비교할 수 없기 때문이다.
내 아내는 남자였던 자신의 부인과 의사를 산과의사로 선택한 후, 그를 싫어하기 시작했다.
의사의 한 마디 한 마디가 지나치게 냉정했고, 확실했으며 마음을 심란하게 했기 때문이다.
결국 둘째를 가지게 되었을 때는 다른 의사를 알아보았다. 

우리는 우리 감정을 훨씬 잘 이해하고 있는 여자 의사를 선택하게 되었다. 

이 선택 과정에서 나는 아내의 결정과 의견을 존중하면서 아내를 곁에서 보필했다.
산부인과를 정했다는 것은 수많은 진료를 받아야 함을 의미한다.
임신기간 동안에 적어도, 서너 번 이상 초음파 검사를 하게 되고,
당뇨병 검사를 하고 그 외에도 수많은 검사를 거치게 된다.
모두 당신에게 걱정을 안겨줄 것이다.
모든 검사에 있어 원칙 하나는, 문제가 생기기 전까지는 걱정할 게 없다는 것이며,
실제 뭔가 잘못되었다고 나오더라도, 침착하도록 해야 한다.
검사가 잘못되는 경우도 있고, 별것 아닌 경우도 있으며, 일시적인 현상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아내의 변덕스러운 감정 변화를 받아들이고 함께하라
임신을 하게 되면 여자의 감성체계가 매우 예민해진다.
별것 아닌 것에도 눈물을 보이고, 별로 감동을 받을 만한 사건이 아닌 경우에도
크게 감동을 받기도 한다.
그런 아내를 보는 남편은 아내의 지나친 행동을 웃어넘길 수 있다.
오히려 아내의 이와 같은 감정의 변화를 적극적으로 공감하고 당연한 사실로 수용해야 한다.


임신 후 두 번째 세 달


당신의 일이 늘어날 것이다
아내가 임신을 했다는 것은 남편의 일이 늘어난다는 것을 의미한다.
임신한 아내와 태아를 특별히 관리하고 보호해야 할 책임이 따르기 때문이다.
임신 중반에 들어서면서 남편들이 해야 할 일들, 주의해야 할 것들, 특별하게 챙겨야 할 것들이 늘어난다.
오토바이를 즐기는 사람이라면, 더 이상 오토바이 드라이브를 중단해야 하며,
번지점프나 행글라이딩도 삼가야 한다. 이제는 가족과 함께하는 안전한 놀이로 놀이의 방향을 바꿔야 하며,
아빠가 된다는 책임성을 생각한다면 나의 안전은 가족의 안전과 직결되기 때문에 모험적인
취미생활은 지양해야 할 것이다.
또한 아내의 음식에 대한 열망에 대해 관대해야 하며,
왕성한 식욕에 대해 오히려 적극적으로 그 식욕을 만족시키기 위해 협조자가 되어야 한다. 


임신 기간 중에는 아내가 소변을 보는 횟수가 빈번하기 때문에 운전 중에도
아내를 위해 용변용 컵을 상비해 놓아야 한다.


아내의 외모 변화에 익숙해져라
임신 중반에 들어서면 아내의 모든 것이 변한다.
머리카락은 더 두꺼워지고 윤기가 떨어지며, 얼굴은 더 둥그스름해지고 입술은
붓고 엉덩이는 커지며 여러 부분에서 신체적인 변화가 일어나게 된다.
아내는 자신에게 일어나는 신체적인 변화를 확인하고 이를 긍정적으로
수용하기보다는 오히려 부정적으로 받아들임으로써 고민의 늪으로 떨어지게 된다.
다시 몸무게가 빠질 것인가? 가슴은 안 빠졌으면 좋겠는데, 엉덩이가 계속 처져 있으면
어떡하지? 뱃살이 트면 어쩌지? 남편이 알면서 모른 척 하는 걸까?
아내는 한밤중에 자다가, 또는 외출을 위해 화장을 하다가도 이런 걱정에 사로잡히게 된다.
당신이 이런 아내에게 해줄 수 있는 일은 자주 칭찬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여자는 자신이 예뻐 보일 때와 아닐 때를 잘 구분한다.
문제는 어떤 임산부들은 자신들이 항상 이상하다고 생각한다는 점이다.
당신의 아내가 자신의 외모에 일어난 변화에 대해 부정적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당신의 역할이 중요하다.
당신이 아내의 외모에 대해 여전히 아름답다고 칭찬해주면,
아내는 당신의 칭찬으로 자신의 외모에서 일어난 변화에 대해 긍정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자신감을 얻게 될 것이다.
아내의 긍정적인 정서는 곧 태아에게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만일 아내의 가슴이 커졌다면, 일시적인 현상이기 때문에 가슴이 커져서 만족하다는
말은 하지 않는 것이 좋다.
그렇지 않으면, 나중에 원래의 모습으로 되돌아갈 때를 불안해 할 것이기 때문이다. 


아내의 배가 불러오면, 아내의 옷장에 관심을 가져라.
꼭 붙는 청바지나 재킷, 셔츠랑 스웨터, 벨트나 브래지어는 다른 곳으로 치워버리자고 말하라.
안 보면 마음도 편해지는 법, 출산 후에 이 옷들을 다시 꺼냈을 때는 정겨운
옛 친구처럼 반가울 것이다.
이제는 옷장을 채우는 순서다.
당신이 입는 큰 셔츠나 스웨터 등을 챙겨서 임신 기간 중에 아내가 입도록 해줘라.
조급해지지 않을 자신이 있다면 함께 쇼핑을 가는 것도 좋다.
카페에 들려 가벼운 낭만에 빠져보기도 하고, 아내와 함께 음식을 즐기면서
아내가 얼마나 아름다운지 꼭 말해주어라. 당신의 칭찬은 아내를 지탱하는 버팀목이 될 것이다.
양수천자 검사를 할 때는 꼭 아내와 함께 가도록 하라
양수천자 검사는 거대한 바늘을 배로 찔러 넣어 자궁까지 삽입해서 양수를 추출하여
유전자 정보를 얻어내는 검사이다.
산부인과 경험 이 없는 아내는 검사에 대한 공포심이 있을 수 있으므로
산부인과 검사 방법 이나 산부인과 검사 동영상 을 미리 보는 것도 좋다
이 검사는 사람을 질리게 할 만큼 공포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내는 검사이기 때문에 임산부도,
동반한 남편도 불안과 긴장감에 사로잡히게 된다.
이 검사는 아기가 정상인지 기형인지를 확인하게 해준다.
그러나 아내가 젊고 건강하다면 이 검사를 생략할 수도 있다.

아내가 당신에게 이것저것 졸라댈 것이다
임신한 아내는 남편에게 이것저것을 졸라대는 일이 잦아진다.
특히 음식의 경우에는 그 경향이 더욱더 심해진다.
가장 현명한 처신은 아내의 요구가 지나치지 않는 이상 들어주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이 사실은 아내가 일방적이 된다는 것을 의미하며, 자기 집착이 강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남편은 이런 아내의 필요를 기민하게 파악하여 해결해 주어야 한다.
아내의 커져가는 몸을 받쳐줄 해먹 (그물 침대) 을 마련해서 아내의 거동을 편하게 해 주어야 한다.
예전에 아내와 나누던 고상하고 아름다운 얘기들은 잠시 접어둬야 할 것이며,
아내의 어떤 얘기에도 긍정적으로 반응해야 한다. 자기 자신에게 유치할 정도로 집착하는 아내의 모습이다.
그러나 가끔은 아내를 꼭 껴안아 주고 예전엔 얼마나 고상했는지 얘기하면서 함께 웃어보라.
아내의 초미의 관심은 태어날 아기에게 집중되어 있다.
그러므로 아내에게 집중한 만큼 뱃속의 아기에게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그 관심의 표현으로 아기와 대화를 시도하는 것이다.
처음엔 스스로 바보 같을 것이다.
아내는 누워 있고, 당신은 아내의 배꼽에다 대고 얘기를 하고 있다.
정말 아기가 들을 수 있을까? 답은 ‘들을 수 있다’이다.
아기는 당신의 목소리 톤을 들을 수 있다. 아내에게 일어나는 모든 과정들이 그것이 명시적이든,
묵시적이든, 당신의 긍정적인 반응을 원하는 아내의 요구이다.


임신 후 마지막 세 달
임신 후반부는 끝도 없이 계속된다
임신의 후반부에 접어들면서 아내는 움직이지도 못할 정도로 힘겨워할 것이다.
일어나면 잠이 부족하다고 투덜거릴 것이다.
문제는 일정 기간 동안 아내는 숙면을 취하지 못할 것이라는 것이다.
아마도 아내의 주변에는 베개가 너무 많아서 무슨 이글루에 사는 것처럼 보일 것이다.
다리 사이에 하나, 등 밑에 하나, 어깨 뒤로 하나, 머리맡에 하나, 발목 밑에 하나,
갈비뼈도 아프고 가슴도 답답하다. 발목도 아프고 발도 아프고 등 아래쪽은 훨씬 아프다.
게다가 다리에는 쥐가 난다.
아내에게 필요한 것은 첫째도 마사지, 둘째도 마사지, 셋째도 마사지이다.
어쩌면 아내는 아기보다도 이 임신 후반부를 빨리 벗어나기만을 바라고 있을 것이다.
다음은 출산 예정일이다. 아내는 벌써 그날만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지나가는 사람마다 예정일이 언제냐고 물어보지만,
아내에게는 이 얘기가 자신에게 무슨 문제가 있는 것처럼 들린다.
그러다가 출산일이 정말 늦어질 경우, 사람들은 당신에게 귓속말로 출산을 촉진할
만한 무슨 행동이라도 취해야 하는 건 아니냐고 물어본다.
모든 상황이 압박요인으로 작용하고 아내도 힘들고 당신도 힘들다.
그러나 아기를 갖게 된 건 행운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비록 임신이 세 시간째 상영하고 있는 서스펜스 영화처럼 지루하게 느껴질지라도
귀한 생명의 탄생은 그 어떤 가치보다 소중한 경험이다.
지금이 아내에게는 당신을 가장 필요로 할 때이다.
지금이야말로 다시금 마음을 단단히 먹고, 어깨를 좍 펴고,
아내에게 당신의 믿음직한 모습을 보여줄 때이다.
견고한 성과 같이 제자리를 굳게 지키고 있는 당신의 모습은 아내가 출산하기까지
공급받을 수 있는 에너지와 같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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